AI현장

"99% 성공하는 로봇은 쓸모없다"…치타를 만든 김상배 MIT 교수가 피지컬 AI 열풍에 던진 질문

MIT 치타의 아버지이자 Meta 로보틱스 아키텍트인 김상배 교수가 피지컬 AI 테크 데이 기조강연에서 데이터만으로는 풀 수 없는 로봇 조작의 신뢰성 문제와 해법을 제시했다.

김상배 교수의 기조강연 타이틀 슬라이드 Architecture of Physical Intelligence와 휴머노이드 로봇 이미지, 화면 오른쪽 위 화상 연결
김상배 교수의 기조강연 "Architecture of Physical Intelligence". 미국에서 화상으로 연결했다.NEXTMADE

"99% 성공하는 로봇은 쓸모가 없어요."

14일 코엑스 피지컬 AI 테크 데이. 미국에서 화상으로 연결된 김상배 MIT 교수의 한마디에 객석이 술렁였다. 챗봇이라면 99%는 훌륭한 성적이지만, 공장에서 일하는 로봇에게 1%의 실패는 곧 사고라는 뜻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로봇 연구자 가운데 한 명인 그는 이날 30분 동안, 요즘 피지컬 AI 열풍이 놓치고 있는 것을 정면으로 짚었다.

치타를 만든 사람이 말하는 '물리 지능'

김 교수는 MIT 생체모방 로보틱스 연구소를 16년간 이끌며 4족 보행 로봇 '치타' 시리즈를 만든 인물이다. 벽을 타는 '스티키봇'은 2006년 타임지 올해의 발명품에 올랐고, 지금은 Meta에서 휴머노이드 개발을 맡고 있다. Meta CTO가 "현재 이 분야 최고의 로보틱스 연구자"라고 평가했을 정도다.

그는 MIT에서의 첫 10년을 이렇게 요약했다. 정해진 위치만 오가던 공장 로봇을, 충격을 흡수하고 힘을 조절하며 공장 밖에서도 일하는 로봇으로 바꾸는 것. 그 답이 2009년 개발한 고유감각 구동기였고, 2010년 무렵 치타에 들어갔고, 이후 보행 로봇 분야에 널리 퍼진 구동 방식이 됐다. 2020~2024년에는 MIT 휴머노이드를 만들어 강화학습과 모델 예측 제어(MPC)를 모두 시험했다.

투자는 뜨겁지만, 진짜 시험은 '반복'이다

김 교수는 피지컬 AI 스타트업 35곳이 적게는 1억 2천만 달러, 많게는 20억 달러를 유치했고 대부분 설립 1~2년 차라며 열기를 인정했다. 다만 그가 고른 인상적인 데모의 기준은 화려함이 아니라 반복이었다. 같은 동작을 수백 시간 이어서 보여준 사례들이다. 흔히 보는 로봇 영상은 여러 번 찍어 잘된 장면 하나를 고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자율주행은 조작에 비하면 단순하다"

강연의 핵심은 "데이터만 모으면 로봇도 결국 된다"는 낙관에 대한 반론이었다. 김 교수는 자율주행 데이터가 150억 마일, 쉬지 않고 운전해도 수만 년 분량에 이르는 반면 로봇 조작 데이터는 앞선 회사들도 100만 시간을 막 넘긴 수준이라고 비교했다. 그리고 수백 배를 더 모아도 같은 신뢰성이 나올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이유는 조작이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손가락만 20개 안팎, 휴머노이드는 50~70개의 관절을 움직여야 하고, 물체와의 접촉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다뤄야 할 물건과 목표도 계속 바뀐다. 걷기는 과제가 하나라 시뮬레이션 학습으로 충분하지만, 작은 물체를 다루는 일은 시뮬레이션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일반화와 신뢰성, 둘 다 잡는 설계

김 교수는 영상 데이터가 규모를 키우기에 가장 좋은 재료라고 인정하면서도, 원격조종 데이터로 미세조정하는 순간 일반화를 크게 잃는다고 짚었다. 지금의 데이터 방식만으로는 일반화와 신뢰성 사이의 트레이드오프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가 내놓은 답은 구조였다. 언어·시각 모델 아래에 힘과 촉각을 다루는 반사 계층을 두고, 사고가 났을 때 원인을 찾을 수 있도록 시험하고 디버깅할 수 있는 아키텍처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자율주행 선두 기업들도 결국 구조를 넣는다는 점을 들며, 그는 "안전과 신뢰성은 버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금 빨라 보이는 쪽이 이긴 것도 아니라고 했다. 100%에 도달하기 전까지 경주는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행사장 스크린에 화상으로 연결된 김상배 교수
화상으로 강연하는 김상배 교수NEXTMADE

데이터 없이 90%를 넘긴 로봇

마지막은 그의 팀이 보여준 데모였다. 기존 인식 모델과 구조화된 AI를 결합해 별도 데이터 수집 없이 언어 명령으로 물건을 집어 옮기는 작업에서 90~95% 성공률을 냈고, 도망가는 물체를 끝까지 쫓아가 잡는 장면도 이어졌다. 공을 다루는 에이전트는 프롬프트만으로 15분 만에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로봇 연구의 최전선에 선 사람이 보낸 메시지는 분명했다. 피지컬 AI의 승부는 데모 영상의 화려함이 아니라, 현실에서 끝까지 실패하지 않는 신뢰성에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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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연사들의 발언과 행사 전체 흐름은 피지컬 AI 테크 위크 2026 총정리에서 볼 수 있다.

출처

  1. 피지컬 AI Tech Week — 행사 안내 및 프로그램 (이벤터스)
  2. Wikipedia — Sangbae Kim
  3. MIT Better World — Designing robotic first responders (Sangbae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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